무우와 배추 봉사단체에 후원하였는데, 뒤가 좀 씁쓸하였습니다.
아직 하우스에 배추와 무우가 있습니다. 배추는 첨부터 나눠 먹을 생각으로 심었고, 남는것은 절임배추를 해서 판매하고 절임배추
여건이 안되면 공판장에 출하해야겠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농사를 지어놓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봉사단체에 500포기 정도
협찬을 하겠다고 하고서 배추는 경계를 지정해 주고 작업해 가라고 하였습니다. 무우는 필요한 만큼 뽑아가시고 갓은 맘껏 작업해
가라고 하였였습니다. 그렇게 협찬하고 나니 마음도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봉사단체에서 작업을 해갈때 한꺼번에 해가질 않고 나눠서
작업을 해가더군요. 배추가 조금 부족하다고 좀 더 달라고 하기에 그렇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막상 그렇게 해 놓고 보니 제 주위분들에게
드릴 배추가 부족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울 옆집도 가족들 김장할 만큼 배추를 심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배추결구(포기)가 안되었습니다. 결국 그분도 다른데서 사다가 김장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일을 많이 도와주신분인데, 마음 한켠으로는 내 주위도 못 챙기면서 괜찮짓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젠 핸드폰이 울려 번호를 보니 알지 못하는 번호이기에 콩 주문전화가 들어오다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언론사였습니다. 배추 협찬해 주셨다면서 나오겠다라고 주소를 이야기 하라고 합니다. 저흰 그런것 싫습니다. 라고 거절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자기네 월간지 1년만 구독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다른분으로 부터 전화가 들어와서 싫다고 이야기를 하고 다른 전화를 받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에 연락을 해서 배추를 협찬한 것이기에 읍사무소에서 언론사에 이야기를 전해주었나 봅니다.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누가 날 칭찬해 주는것 좋아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편에 속하는데, 모든것이 부담으로 다가 오는듯 하고 한편으로는 좀 쓸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분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것이지만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 하지 못한 나에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무기명으로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배추 협찬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주위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서 다른곳을 본다는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